전 세계적으로 국제회의 유치를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회의 주최기관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아직까지 신뢰(trust)와 관계(relationship)의 영향력이 가장 중대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지난 10년전과 감성(emotional)보다 합리성(rational)을 중시하는 새로운 동향이 나타났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 같이 시장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국제회의 유치의 결정적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공급자(suppliers) 측에서는 끊임없는 조사와 데이터 분석을 통한 정보 및 관계 구축의노력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동향을 토대로 ICCA(International Congress & Convention Association)는 지난 7월 개최한 워크숍에서 “협회회의 유치결정 동향”에 관한 주제로 사전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업계 리더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호에서는 ICCA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1) 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향후 유치활동 시 고려해야 할 대응전략에 관한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1. 협회(주최기관) 임원진 대상 조사 결과
대규모 회의 개최지 의사결정 : “회원사 대상 공식입찰 후 위원회 결정” 방식 우세
협회회의 임원진을 대상으로 한 회의개최지 결정방식에 대한 조사에서 현지 회원사와 국가별 회원사 단체를 대상으로 공식입찰(formal bid)를 거쳐 위원회나 이사회가 최종 결정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4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입찰과정 없이 위원회 또는 이사회가 결정한다(19%), 입찰과정 없이 고위간부가 결정한다(12%)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최대규모 회의 개최를 결정하는 것과 관련하여 지난 5~6년가 변화한 요인별 중요도를 묻는 6개 항목의 조사가 있었는데, 각 질문과 그에 대한 응답은 다음과 같다.
Q1. 협회(주최기관)의 수익창출 가능성
최근 5~6년사이 국제회의를 통한 수익창출 가능성은 그 중요성이 계속 강조되어 왔다. 회의 개최를 통한 수익 창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중요하다는 응답이 29%, 다소 중요하다는 응답이 28%로 과반수인 50%를 넘어선 57%를 기록할 만큼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Q2. 개최지의 재정적 인센티브 제공여부
개최지 측에서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중요도를 묻는 질문에서 전체 응답자의 58%가 이를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중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8%로 매우 낮았다. 이는 회의 개최지를 결정함에 있어 개최지가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Q3. 협회의 미션 및 전략적 목표 달성 가능성
특정 개최지에서 회의를 개최할 경우, 협회의 미션이나 전략적 목표 달성 가능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지 묻는 질문에서 다소 중요하다는 의견이 40%,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이 24%로 중요도가 높다는 의견이 과반수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회의 개최를 통해 현지의 전문가와 만나고, 정보를 교류하고, 회원사에게 개최지에서의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발전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개최지인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Q4. 회의 인프라의 우수성
우수한 회의 인프라 보유가 중요한가를 묻는 질문에서 다소 중요하다는 의견이 42%,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이 26%로 총 78%의 응답자가 뛰어난 인프라 보유 여부가 중요하다고 응답하였다.
Q5. 뛰어난 국제적 접근성
국제회의 참가자들은 전세계 여러 국가에서 모이게 되기 때문에, 개최지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지, 즉 국제적 접근성이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서 응답자의 41%가 다소 중요하다, 30%는 보통, 27%는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하였다.
Q6. 우수한 관광 및 문화적 매력 보유 여부
반면 개최지의 관광 및 문화적 매력 보유여부의 중요도에 대해 묻는 질문에서는 보통이라는 의견이 52%로 가장 많았고, 다소 중요하다는 의견이 24%,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이 9%였던 반면,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과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각각 10%, 5%로 나타나 다른 회의 개최지 결정요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았다.
2. 주요 국제회의 개최도시 관계자 대상 조사결과
국제회의 개최도시는 회의 유치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에 대한 의견이 앞서 회의 주최기관(협회)과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ICCA가 발표한 주요 국제회의 개최도시 상위 20개 도시 중 11개 도시의 관계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Q1. 국제회의 유치 경쟁의 심화
타 도시들과의 국제회의 유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6%가 매우 그렇다, 36%가 그렇다고 응답해, 전반적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Q2. 국제회의 주최기관(협회)의 의사결정방식 전문화
주요 회의 개최지 관계자들은 국제회의 개최지를 결정하는 협회의 의사결정방식이 점차 전문화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응답자의 50%는 전문화되고 있다고 응답하였고, 매우 그렇다는 응답도 12%에 달했던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없었다.
Q3. 주최기관(협회)의 회의 개최를 통한 수익창출 경향 증가
주요 국제회의 개최도시들은 회의 주최기관(협회)이 회의 개최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는 데에 강하게 동의하였다. 응답자 전원이 이에 대해 동의하였고, 매우 그렇다는 응답도 50%나 되었다.
Q4. 주최기관(협회)의 참가자 지출비용 절감 노력 증가
한편, 협회 측이 참가자 지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항목과 관련하여 주요 국제회의 도시 관계자들 중 절반(50%)이 동의하는 것도 동의하지 않는 것도 아니라고 응답하였고, 동의한다는 응답은 37%였다. 전체적으로 협회가 참가자 지출비용 절감 노력을 어느 정도 하고 있다는 인식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Q5. 회의 개최지 결정에 있어 협회 측의 미션 및 전략적 목표 달성에 대한 의지
국제회의 개최도시 관계자들은 회의 개최지를 결정할 때, 주최기관(협회)이 자신의 미션과 전략적 목표 달성의지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했다. 이와 관련된 질문에서 응답자의 50%는 그렇다, 37%는 매우 그렇다고 응답하여 총 응답자의 87%가 이에 동의하였고,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13%에 그쳤다.
Q6. 감성적 또는 정치적 요인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가?
협회 의사결정에 감성적 또는 정치적 요인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8%로 동의한다는 응답(25%)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 감성적 또는 정치적 요인이 회의 개최지 결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높았다.
Q7. 수송/수용력 부문의 강점은 더 이상 실질적인 유치 성공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음
주요 국제회의 도시 관계자들은 수송/수용력 부문의 강점으로 국제회의 개최 후보지로 오를 순 있어도 회의 유치를 결정지을 순 없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무려 87%로 압도적이었고, 매우 그렇다는 응답도 50%나 차지하였다. 향후 국제회의 개최지로 결정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요소는 기본적인 요건이지 경쟁도시보다 돋보일 수 있는 차별적 요인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차별화 요소를 더욱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Q8. 개최지의 관광 및 문화적 매력에 대한 관심 저하
관광 및 문화적 매력이 국제회의 유치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는 협회와 국제회의 주요 도시 관계자들의 의견이 서로 달랐다. 개최지의 관광 및 문화적 매력에 대한 관심 저하와 관련하여 전체 응답자의 62%가 동의하였다.
Q9. 까다로워진 유치행사 선정 기준
협회가 회의장소를 선정하는 기준만 까다로운 게 아니다. 주요 국제회의 도시들이 유치 행사를 선정하는 기준 또한 복잡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0%가 동의하였고,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없었다.
Q10. 회의 유치 성공비율 증가
국제회의 유치 성공률이 증가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37%는 동의한 반면, 13%는 동의하지 않았는데, 유치성공률이 증가한 도시가 하락한 도시의 3배 가량 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Q11. 주요 국제회의 도시의 회의 유치 전략의 변화
지난 5~7년 사이, 주요 국제회의 개최지 도시들의 입찰 전략은 어떤 방식으로 변화해왔을까? 다음은 주요 국제회의 도시 관계자들의 답변이다.
① 이해관계자와 직접적인 관계 구축
국제회의 유치에 임하는 도시 측의 대응은 더욱 전략적, 전문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긴밀하게 구축하고, 주최 도시로부터의 수요와 지역 내 주최자들로부터의 수요도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회의 주최자와 개별적으로 직접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② 보다 매력적인 제안서 작성
도시 측에서 제공할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적절하게 조합하여 제안서를 보가 매력적으로 작성하는 것도 하나의 대응 전략으로 꼽힌다. 이 같은 제안서를 통해 실제로 콘텐츠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일어나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인지도 측면에서의 변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③ 지역 내 핵심 산업분야와의 연계 행사에 집중
유치 행사를 선정할 때에는 새로운 분야의 행사나 큰 규모의 행사를 기준으로 하는 것도 좋지만, 기왕이면 도시의 핵심 산업분야와 연계된 행사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행사 개최 후 지역 내 해당 산업에 미칠 영향력이나 총체적인 경제효과에 초점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국내행사보다 국제행사에 집중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④ 보조금
국제회의 유치를 희망하는 도시들은 자신들이 제공할 수 있는 보조금이나 지원 가능한 서비스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즉, 홍보대사나 지원사항과 같은 제공 가능한 서비스의 개요와 강점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행사 규모에 맞춰 유치단이나 현장답사단을 지원하는 업무도 중요하다.
국제회의 개최를 통해 창출되는 수익금을 기반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협회들에게 보조금은 매우 중요하다. 이로 인해 점점 더 많은 도시들이 회의를 유치할 때 매력적인 수준의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익창출”은 협회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컨벤션산업을 움직이는 동인 중 하나라는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Q12. 회의 개최도시 측면에서 생각하는 협회의 입찰/의사결정 시 중요 요인
협회의 국제회의 입찰 및 의사결정방식에 변화가 있다는 것을 도시 관계자가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별히 중요도가 더 높아졌다고 생각되는 요인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도시 관계자들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① 협회의 지역적 영향력 강화
협회들은 특정 지역에서 회의를 개최함으로써 그 지역 내에서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 그 도시를 발판으로 주변 지역으로까지 진출하려는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는 주최기관의 이 같은 목표 달성을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② 유치를 희망하는 도시로부터 보조금/지원에 대한 기대 증가
유치를 희망하는 도시로부터 보조금이나 지원 서비스를 받기를 기대하는 협회가 많아졌다. 이는도시간 회의 유치 경쟁이 심화되는 것에 기인한 측면도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지역 컨벤션뷰로가 회의 주최기관(협회)에 제공하는 재정 및 지원서비스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컨벤션뷰로간 서비스 제공 경쟁 역시 심화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③ 순회 도시 감소
입찰절차에 앞서, 향후 수년 간에 걸쳐 회의 개최가 가능한 일자를 묻는 협회들이 많아졌다. 특정 도시나 지역에서의 개최를 선호하는 협회들은 순회 도시를 축소하고 몇몇 도시와의 협상을 통해 개최지를 결정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④ 협회 의사결정방식의 전문성
일부 협회는 회의 개최지를 결정하는 방식이 매우 전문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기관도 많다. 아직까지 개최지 결정을 위한 이사회나 회원사의 투표방식을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많이 발견되고 있다. 로비활동이나 제한적인 접근도 허락되지 않고, 최종 프레젠테이션 과정에서 홍보대사의 역할이 무의미한 경우도 많이 있다. 단지 재정적 지원이나 도시 차원의 환영행사가 중요한 경우가 많
은가 하면, 짧고 간결한 활동이 선호되는 사례도 많이 있다. 접근성은 여전히 중요한 요인이며, 치안과 보안, 안전 등의 요인도 중요도가 높다.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마케팅 활동에 대한 비중도 큰 편이다.
회의 주최기관(협회)들은 컨벤션이 개최되는 동안 그들의 존재를 알리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하여 국제회의 유치 결정 요인의 변화 동향에 맞는 사안들을 파악하고, 회의 개최지에서 현지화된 국제적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행사 개최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