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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의 개최통계의 두 얼굴, 2011년 국제회의 개최현황 통계 심층 분석 및 진단

By 2012/09/012월 2nd, 2018No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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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제회의 순위 세계 6위? 15위?


[순서]

1. UIA와 ICCA의 통계 산출기준 및 차이점
2. 2011년 세계 국제회의 개최현황 비교분석 – 싱가포르, 세계 1위 or 24위?
3. 2011년 아시아 국제회의 개최현황 비교분석 – 중국, 5위가 아닌 1위?
4. 2011년 국내 국제회의 개최현황 비교분석 – 부산, 세계 23위 or 76위?
5. 요약 및 시사점 – 국내 MICE산업 성과지표 구축 필요

최근 국제협회연합(UIA, Union of International Associations)과 국제콩그레스컨벤션협회(ICCA, International congress and Convention Association)가 2011년 세계 국제회의 개최현황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들 2개 기관의 국제회의 통계산출 기준 및 방식에 차이가 있어 사뭇 다른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싱가포르는 UIA기준 세계 1위 국제회의 개최국가이나 ICCA 기준으로는 세계 24위로 우리나라의 ICCA순위(15위)에도 한참 뒤진다. 일본은 UIA기준 세계3위이나 ICCA기준 세계 13위, 우리나라는 UIA기준 세계 6위였으나 ICCA 기준으로는 세계 15위에 불과하다. 과연 우리나라는 국제회의 개최건수 세계 6위인가? 15위인가? 도시수준에서 살펴봐도 이 문제는 크게 불거진다. 서울이 UIA기준 232건으로 세계 5위에 오르고, 부산이 23위(82건), 제주가 28위(68)였던 반면, ICCA 기준 통계로는 서울이 99건 개최로 세계 13위에 불과하였으며, 부산은 27건으로 76위, 제주는 37건으로 부산보다 앞선 56위로 나타나 UIA와는 개최건수 및 순위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부산은 ICCA기준 순위에서 제주에 20위나 뒤처지는 결과를 보였는데, 이는 단순히 UIA기준 회의건수로 국제회의 성과를 측정하는 것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또 다른 예로 2011년 컨벤션 19,029건 개최, 컨벤션방문객 486만명(총 관광객 3,893만명), 호텔 객실 15만개를 보유한 세계 최대 컨벤션도시 라스베가스가 UIA기준 국제회의는 30건을 개최하여 서울의 7분의1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UIA기준 국제회의만으로 컨벤션산업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세계 몇 위 국제회의 도시 등등) 산업의 성과를 왜곡할 소지가 굉장히 많다. 본 고에서는 UIA와 ICCA기준 통계 산출기준 및 차이점에 대해 우선 살펴보고, 2011년 통계 중심으로 국가와 도시수준에서 통계결과가 어떠한 차이를 보이고 있고, 이들 통계의 적정한 해석 및 활용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1. UIA와 ICCA의 통계 산출기준 및 차이점

국제협회연합(UIA, Union of International Associations)과 국제콩그레스컨벤션협회(ICCA, International Congress and Convention Association)는 세계 국제회의 개최현황 통계를 산출하는 대표적인 기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 기관은 각각 매년 6월 (UIA)과 7월(ICCA)에 전년도 세계 국제회의 개최현황에 관한 통계보고서를 발간한다. 그러나 이들 기관의 통계 조사목적에서부터 조사대상 회의의 범위와 기준, 데이터 수집방식 및 활용방법 등에 이르기까지 정보의 이용가치가 매우 상이하다.

① UIA의 통계산출 목적 및 체계

UIA는 1910년 이후 국제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s) 및 국제회의(International Meetings)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하였으며, 당해 이와 관련한 최초의 통계보고서인 ‘국제회의 리뷰(Revue international des congres)’를 발행하였다. 이후 1960년부터는 매년 전년도 국제회의 개최현황에 관한 통계보고서를 발간하기 시작하였으며, 여기에 포함된 데이터는 UIA가 상시 수집 및 구축한 정보를 토대로 매년 발간하는 ’국제기구연감(Yearbook of International Organizations/ 1850년 이후 매년)‘과 ’국제회의캘린더 (International congress Calendar/1983년 이후 매년)‘를 근거로 산출되고 있다. 따라서 수집대상이 되는 회의는 주로 국제기구 ((International Organizations)나 정부간기구(International Governmental Organizations)가 주최하는 국제회의가 된다. UIA는 매년 4 월까지 수집된 데이터에 근거하여 그 해 6월에 전년도 국제회의 개최현황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② ICCA의 통계산출 목적 및 체계

ICCA는 1972년 이후 국제협회회의(International Association meetings) 시장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국제회의 관련 사업자를 위해 회의 유치에 관한 전략적 마케팅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산출되기 시작하였다. 통계 데이터는 ICCA의 자체적인 데이터베이스와 회원기관들로부터 직접 수집한 내용을 근거로 구축되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신규 행사에 관한 정보와 기존 데이터에 관한 갱신정보는 체계적인 확인 작업을 거쳐 신속하게 업데이트하고 있다. 데이터 수집은 매년 2월까지 실시하며, 결과보고서는 매년 6 월 발행되어 회원기관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동 보고서는 회의유치를 위한 전략적 마케팅 툴로서 국제협회회의 시장의 동향, 국제회의 참가자수, 국제회의의 직접지출액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국제회의 개최의 경제적 효과 등 다소 포괄적인 정보를 담고 있다.

③ UIA와 ICCA의 국제회의 분류 및 통계체계 상의 차이점

통계산출을 위해 두 기관이 적용하고 있는 국제회의 분류기준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우선 국제회의(International Meetings) 는 주최하는 기관의 성격에 따라 기업주최(Corporate Initiators) 회의와 비기업주최(Non-Corporate Initiators 또는 Association Meetings) 회의 등 크게 두 개 부문으로 분류한다. 이 중 후자 즉, 비기업주최회의가 UIA와 ICCA가 통계산출 대상으로 삼고 있는 국제회의 시장이다. 이 회의시장은 주최기관에 따라 정부간기구(International Governmental Organizations, IGO) 및 비정부간기구(International Non-Governmental Organizations, NGOs 또는 협회 등)가 주최하는 회의로 구분한다.

 

이 같은 분류체계 하에서 두 기관은 서로 다른 세부 분류체계를 갖는다. 우선 UIA는 국제회의를 크게 세 가지 유형(A, B 및 C)으로 구분한다. ‘A’유형은 국제기구가 주최 및 후원하는 회의로 참가자수는 50인 이상으로 규정한다. 국제기구가 주최나 후원하는 회의는 아니지만 국제기구의 국내지부나 국가기관에서 주최하는 회의로 국제적 성격을 갖는 국제회의는 ‘B’ 및 ‘C’유형으로 분류한다. 이 중 B유형은 3일 이상 개최되는 회의로 전체 참가자수 300인 이상 또는 전시회 동반 개최, C유형은 2일 이상 개최되는 회의로 전체 참가자수 250인 이상 또는 전시회 동반 개최에 대한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등 참가자수와 개최일수 면에서 차이를 두고 있다. 이 같은 기준과 함께 두 개 유형은 모두 총 참가자 중 외국인 40% 이상 및 참가국이 해외 5개국 이상인 경우에만 집계에 포함되도록 하고 있다.

한편, ICCA는 참가자수에 대해서는 50인 이상이 참가하는 회의로 제한을 두고 있으나, 해외참가자 및 개최기간에 대해서는 UIA와 달리 별도의 조건은 두지 않고 있다. 단, ICCA는 협회가 주최하는 회의는 세계 여러 국가에 소재하고 있는 회원기간들 간의 공정성을 위해 여러 개최지를 순회하며 주기적으로 개최된다는 특성을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즉, 개최주기는 매년 또는 매2년 등으로 정기적이며, 3개국 이상을 순회하여 개최되는 회의만을 포함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일회성 회의나 고정된 장소(fixed locations)에서만 개최되는 회의는 집계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어, 집계 대상이 되는 회의건수는 UIA기준에 비해 적게 나타난다. 또한 ICCA 기준 통계결과는 국제기관이 주최하는 전 세계 모든 국제회의를 포함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ICCA의 회원기관들로부터 수집한 결과에 의거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간회의 등은 수집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개최건수 측면에서는 집계수치가 적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결국 이 두 기관이 산출하는 통계내용은 조사 목적에서부터 대상의 범위, 데이터 수집방식과 체계, 조사결과의 산출방식 및 활용방식 등 정보의 가치가 상이하다. 따라서 여기서 논의의 쟁점은 어느 기관의 시스템이 맞는가, 믿을만한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떠한 목적을 위해 통계결과가 필요한가에 두어야 할 것이다. 정부간 회의가 빈번하고 국제기구의 본부 및 지부가 많이 소재하고 있는 국가나 도시일수록 UIA기준 통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고 이에 부합하는 회의를 유치할 필요성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반면에 순회적으로 개최되는 회의를 보다 전략적인 차원에서 유치하고자 하는 데스티네이션에서는 ICCA기준의 통계결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새로운 시장에 대한 잠재기회를 발굴하고 전략적 마케팅 및 프로모션 계획을 수립하는 데 초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2. 2011년 세계 국제회의 개최현황 비교 분석

이제 앞서 살펴 본 두 개의 국제회의 통계 산출기관의 분류체계에 따라 집계된 2011년 세계 국제회의 개최현황을 보다 세부적으로 비교하여 분석해 보기로 하자.

① 세계 국제회의 개최현황(UIA vs ICCA)

UIA는 2011년 세계 국제회의 개최건수를 10,750건으로, ICCA는 10,070건으로 발표하였다. 세계적으로 ICCA기준의 회원기관 대상의 순회성 회의 보다는 정부간회의 등 포괄적인 범주를 집계 대상으로 하는 UIA기준의 회의개최건수가 더 많다. 최근 5년 데이터를 살펴보면, 2007년-2011년 기간 중 UIA기준 회의는 425건으로 4.1% 증가하였고, ICCA기준 회의는 이 보다 약간 더 많은 534건으로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정세와 글로벌 경제상황이라는 변수로 인해 두 기관의 2011년 결과는 2010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세계적으로 국제회의 개최수요는 증가추세에 있으며, 그 중에서도 순회성 회의의 성장이 좀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바로 전년도인 2010년 현황과 비교에도 나타난다. 2010년-2011년 기간 중 UIA기준 회의는 6.7% 감소한 반면, ICCA기준 회의는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순회성 회의는 글로벌 환경의 악재 속에서도 대체적으로 개최를 지속하는 한편, 정부간회의 및 국제기구의 국내회의는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② 국가별 국제회의 개최현황(UIA vs ICCA)

싱가포르, 세계 1위 or 24위? 

2011년 국가별 개최현황 역시 상이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 5개 국가는 UIA와 ICCA 기준에서 모두 상위 10위 안에 들어 전통적인 국제회의 개최강국으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싱가포르가 UIA 기준에서 919건, 개최비중 9.0%의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한 데 반해, ICCA기준에서는 142건, 개최비중 1.4%로 세계 24위에 그쳐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극명한 차이는 벨기에(UIA_5위 vs ICCA_19위)와 한국(UIA_6위V vs ICCA_15위)에서도 나타나며, 반대로 독일(UIA_7위 vs ICCA_2위), 스페인(UIA_9위 vs ICCA_3위), 영국(UIA_12위 vs ICCA_4위), 이탈리아(UIA_13위 vs ICCA_6 위), 브라질(UIA_?위 vs ICCA_7위), 중국(UIA_16위 vs ICCA_8위) 등은 ICCA기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회의 개최건수 세계 6위인가 or 15위인가?

이 같이 상이한 결과는 몇 가지 요인에 기인하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과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 전통적인 국제회의 강국이 소재한 유럽지역에는 국제기구 및 연합체의 본부가 다수 소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ICCA 가 공개한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유럽지역에 소재한 국제기구 및 협회 본부의 비중은 59%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그 다음이 북미, 아시아/중동 순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이들 국가는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데 유리한 조건에 있다. 단순히 회의 유치보다는 국가적 차원에서 동 분야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기반 구축을 위해 또는 보다 로컬 중심적인 수요에 의해 개최되는 회의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관점에서 UIA 순위가 높게 나타난다. 즉 회의 유치역량 보다는 자체적인 필요로 인해 회의수요를 창출하는 능력이 있다고 해석 할 수 있겠다.

 

둘째, 싱가포르와 벨기에도 이 같은 조건에서 유리한 측면을 갖는 경우다. 싱가포르는 서비스업 기반의 중립국으로 지리적으로도 아시아지역의 중앙에 위치하여 국제기관의 본부 및 아시아 지부를 두기 유리한 조건에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국제기관을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고, 이들이 국제회의를 개최할 수 있도록 범정부적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벨기에는 EU 본부가 소재할 만큼 정치적, 지리적으로 중립적인 위치에 있으며, 이와 연계한 EU연합 등의 국제기구가 다수 소재하여 UIA기준 개최결과에서 우세를 보인다. 이 같은 내용은 개최 비중을 분석해보면 더욱 쉽게 알 수 있다. ICCA기준 1위인 미국은 개최비중이 7.5%, 5위 이내 국가는 4.3% 이상의 비중을 보이며, 상위 5개 국가가 차지하는 개최비중은 총 26.4%로 나타난다. 반면, UIA기준 1 위인 싱가포르는 9.0%, 5위 이내 국가는 5.2% 이상의 비중을 보이며, 상위 5개 국가의 개최비중은 32.7%로 나타난다. 즉, 상위권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우세한 위치에 있음이 명확하게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셋째, 브라질, 중국 등 신흥국들은 상대적으로 전략적 유치가 가능한 ICCA기준의 결과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순회성 회의를 대상으로 하는 ICCA기준 회의의 경우 개최국가를 순회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데스티네이션을 발굴하는 데 주안을 두어야하고, 이 같은 관점에서 신흥국들을 유리한 입지에 있다.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남미 국가들이 UIA 대비 ICCA기준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사례로 볼 수 있다. 참고로 ICCA기준으로 이들 남미국가의 개최비중은 각각 1.8%(아르헨티나) 및 1.7%(멕시코)로 한국(2.1%)과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③ 도시별 국제회의 개최현황(UIA vs ICCA)


싱가포르, 1위 or 5위? 브뤼셀, 2위 or 17위?

도시별 현황에서도 두 기관의 개최결과가 판이하다. UIA기준 1위는 도시국가 싱가포르로 개최건수 919건 개최비중이 8.9%에 이른다. 2위는 브뤼셀로 1위 싱가포르와는 455건, 4.4%의 차이가 난다. 그 뒤를 파리, 비엔나 등 전통적 국제회의 도시국가들이 개최비중 2.8% 이상을 유지하며 뒤따르고 있다. 반면, ICCA기준 1위는 비엔나로 개최건수가 181건, 개최비중은 1.8%에 불과하다. 2위 파리와의 격차는 불과 7건, 0.1%이다. 바르셀로나, 베를린 등 5위권 이내 국가의 개최비중은 1.5%로 상위 도시들과의 격차가 좁은 편이다. 그 이하에 랭크된 도시들도 각 순위 간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으며, 비중의 분포가 다소 고른 편으로 나타난다. 즉, UIA 기준 상위권 도시들은 국제기구 및 협회가 소재하는 등 국제회의 개최에 유리한 기반을 갖추고 있어 월등한 점유율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상위 5위권 이내 도시들의 점유율이 UIA 21.8%, ICCA 7.9%의 대조를 보이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은 5위? 13위? 부산, 세계 23위 or 76위?

그렇다면 국내 도시들의 순위는 어떨까? 서울은 UIA기준에서 5위, 부산은 23위에 있지만 ICCA기준에서는 13위와 76위에 올라있다. 두 도시 모두 지역정부의 전략적 정책사업의 일환으로 국제회의 개최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한 성과지표로 국제회의 개최건수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두 도시 모두 국내 또는 로컬 기반의 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정책적, 제도적 기반과 개최시설, 숙박시설 등 일정 규모의 회의 개최를 위한 기본적인 공급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다. 따라서 UIA기준에 부합하는 ‘국가기관이 개최하는 국제적 성격의 회의, 정부간회의, 비정부간회의(협회회의)’ 등을 개최하고, 필요시 이에 대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그 결과 UIA 지표에서는 성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주효해 보인다. 하지만 국제회의 유치역량을 보여주는 순회성 회의 개최실적 기반의 ICCA기준 성과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타 국과의 유치경쟁을 통해 국제회의 개최를 위한 진정한 경쟁우위 역량을 드러내고,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구현할 수 있는 기회는 동 부문에서 강하게 드러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남는다.

 

3. 2011년 아시아지역 국제회의 개최현황 비교 분석

앞서 살펴 본 세계 국제회의 시장에서는 유럽지역의 점유율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 같은 요인은 국제통계 산출기관의 적용기준에 따라 상이하긴 하지만, 유럽지역이 구조적으로 유리한 조건에 있음에 기인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의 현황만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이며,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아시아 국가별 국제회의 개최현황(UIA vs ICCA)
우선 UIA기준으로 1위는 단연 싱가포르로, 개최비중이 30.4%에 이른다. 2위는 일본, 3위 한국, 4위 호주 순으로 이들 4개 국가의 개최비중은 76.6%다. 이와 달리, ICCA기준으로는 1위가 중국으로 개최비중은 18.5%로 나타난다. 그리고 그 뒤를 일본, 한국, 호주의 순으로 잇고 있으며, 이들 4개국의 개최비중은 58%로 절반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다.

중국, 5위가 아닌 1위?

여기서 착안할 수 있는 점은 싱가포르와 중국이 각 기준에 따라 명확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싱가포르는 정책적, 지정학적인 요인으로 인해 UIA 기준 회의 개최에 유리하지만, 중국은 신자유주의 정책 및 경제시스템을 도입하여 전반적인 대내외활동이 크게 증가하면서 새로운 국제회의 개최지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고, 이에 따라 순회성 회의를 유치하는 관점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기존에 회의 시장을 점령해오던 미국과 유럽 중심의 회의시장의 보수성이 상대적으로 배제된, 정치적 성향이 낮고 국제시장으로부터 수요성이 있는 회의를 개최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ICCA기준 회의에서 우수한 성과를 드러내는 셈이다. 도한 중국은 향후 국제시장에서 동 산업 분야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도 당분간은 ICCA기준 회의 유치를 지표로 삼아 개최 사이클을 잘 파악하고 전략적인 유치 마케팅에 주력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타이완과 홍콩이 ICCA 기준에서 상대적으로 우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겠다. 한편, 양 기관 기준으로 5위권 이하의 국가들은 모두 비중이 10% 미만 수준이다. 4위와는 다소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데 반해 각 순위 간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아 상위권 진입을 두고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난다. 각국이 정책적 목표 및 방향에 따라 타깃시장에 대한 점유율을 점진적으로 높여가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② 아시아 도시별 국제회의 개최현황(UIA vs ICCA)

아시아 주요도시별 2011년 국제회의 개최현황 분석결과, 싱가포르는 UIA기준 919건, ICCA기준 142건으로 양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단, 개최비중 면에서는 각각 44.6%(UIA) 및 15.1%(ICCA)를 기록하여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향후 당분간은 아시아 지역 내 도시들이 UIA기준에서 싱가포르를 제치고 개최순위 1위에 오르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힘들 것이라고 판단된다.

하지만 ICCA기준으로는 2위인 베이징이 1위와 31건, 3.3%의 차이를 보이고 있고, 중국의 성장세와 대외변수를 고려할 때 싱가포르와의 간격을 점차 좁히고 이를 넘어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이 아시아 1위를 구현하는 일이 불가능 하지 않아 보이는 것은 그만큼 순회성 국제회의의 잠재적 유치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사회경제적 신흥시장이라는 점에서도 가늠할 수 있다. ICCA 기준에서는 중국 또는 중국계 도시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타이베이 4위(8.8%), 홍콩 6위(8.2%), 상하이 7위(7.7%)를 기록하였고,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들 도시의 점유율도 동반적으로 지속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한편, 도쿄는 UIA기준에서 3위에 올랐으나, ICCA기준에서는 11위를 기록하였다. 이는 일본의 수도 도쿄가 정치, 경제적 상황을 둘러싼 여러 이슈들로 인해 국제회의 개최가 많았지만, 순회성 회의 개최지로서 매력도 및 유치역량은 다소 미흡한 점으로 평가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국내 도시로는 서울이 UIA기준 2위, ICCA기준 3위로 상위권에 올라 있는데, 이는 G20효과를 배가하려는 등 중앙 및 지역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서울시의 마케팅 유치역량이 복합적으로 작동된 결과라 볼 수 있다. 그 외에 부산과 제주가 모두 20위권 내에 포함되어 있는데, 부산은 UIA기준에서 9위(4.0%)로, ICCA기준 16위(2.9%) 보다 높은 성과를 올렸고, 제주는 두 개 기준에서 동일하게 12위를 기록하였으나 ICCA 기준에서 비중이 3.9%로 UIA기준 3.3% 보다 더 높게 나타나 부산 보다는 순회성 국제회의 유치 경쟁력이 우수한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현황에 대해서는 다음 내용에서 보다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4. 2011년 국내 국제회의 개최현황 비교분석

한국, 세계 6위 or 15위?

이제 우리나라는 정말 어느 정도의 수준에 있는 것인지 어떠한 강약점이 있는지, 2011년 국제회의 개최현황을 토대로 심층적으로 분석해보자. 한국은 2011년 UIA기준으로 국제회의 469건(4.6%)을 개최하여 세계 6위, ICCA기준으로 207건(2.1%) 개최하여 세계 15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UIA기준 3위(13.4%), ICCA기준 3위(10.9%)로 순위는 동일하지만, 시장점유율에서는 역시 UIA부문에서 더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회의를 개최하는 역량은 성장 vs 세계시장에서 국제회의를 유치하는 경쟁역량은 정체

이 같은 결과로부터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UIA기준에서 한 층 더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시장 점유율 면에서도 더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회의 개최지로서 유럽 주요국과 같은 구조적인 역량을 갖추기에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점이 있지만, 그간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정치, 경제를 비롯한 사회, 문화적 영향력의 발휘 범주를 넓히고, 글로벌 국가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마케팅 유치역량을 강화해 온 결과 이 같은 세계 수준의 결실을 거둘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국제회의의 특성상 정부간회의, 국가기관의 회의 등 관(官)이 주최하는 회의가 많이 개최되고 있으므로, 회의를 유치해야하는 ICCA기준의 국제회의 보다는 상대적으로 UIA기준에 포함되는 회의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지난 3년 간 국내 회의시장이 국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UIA기준에서 2.9%에서 4.6%로 크게 증가하였는데, ICCA기준에서는 2.1%로 동일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국내 국제회의시장은 회의를 개최하는 역량은 증가하였지만, 세계시장에서 국제회의를 유치하는 역량은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개최건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내 회의시장은 전반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본 기사의 서두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11년 세계 국제회의 개최건수는 전년도에 비해서 UIA 6.7%, ICCA 3.2%씩 감소했지만, 국내 상황은 이와 다르게 동 기간 중 1.1%(UIA), 11.3%(ICCA)씩 성장하였으며, 최근 3년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UIA기준 31.4%, ICCA기준 17.6%씩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UIA기준에서는 상대적인 성장도 두드러져 구성비 부문에서 이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데, 2009년 2.9%에서 2011년 4.6%로 한국의 시장점유율이 1.7%만큼 상승한 결과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지역별로 개최현황을 살펴보면, 1위는 양 기준에서 모두 서울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 개최비중은 49.5%, 47.8%로 유사한 것에 반해 개최건수 및 세계시장에서의 순위는 UIA 232건-5위, ICCA기준 99건-13위로 다소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중앙정부 및 시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이에 부합하기 위해 국제회의 개최지로서의 마케팅 및 유치 역량의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그 정책적 지원의 기준이 UIA기준 회의에 더 부합하기 때문에 UIA기준 통계결과에서 더욱 높은 성과를 올린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 3위는 부산과 제주가 고루 차지하고 있으나, 부산은 UIA기준에서 제주는 ICCA기준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들 상위 3개 지역의 개최비중은 81.5%(UIA) 및 78.7%(ICCA)로 높은 시장수요를 나타내고 있으며, 그 외 지역 중 인천, 대구, 대전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아직까지 세계시장으로의 진입장벽이 높아 보인다.

UIA기준 세계순위 – 서울 5위, 연간 컨벤션방문자만 486만명인 라스베가스는 44위?

UIA가 발표한 2011년 통계결과에 따르면, 서울은 국제회의 232건을 개최하여 5위에 올랐고, 연간 컨벤션 방문자만 486만 명인 세계적인 컨벤션 개최지 라스베가스는 30건의 국제회의를 개최하여 세계 44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 집계 기준으로 19만 건의 컨벤션 행사를 개최하는 이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 라스베가스를 서울보다 현저하게 하위 수준에 있는 컨벤션 도시로 생각하는 이는 과연 몇이나 될까? 이것이 정말 객관적인 현실이며, UIA가 발표하는 통계는 과연 믿을만한 것인가?

라스베가스컨벤전담기구(LVCVA)가 자체적으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라스베가스는 2011년 한 해 컨벤션 방문객만 4,865,272명, 컨벤션 개최건수 19,029건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공급규모는 숙박수용력 150,161개실, 최대 규모 시설인 라스베가스컨벤션센터의 전시장면적 1,940,631 ft2, 회의장면적 241,536 ft2로 세계 수준의 컨벤션개최지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국제회의 개최건수가 UIA와 ICCA 기준의 회의를 합산해도 331건에 불과하며, 전문회의시설인 코엑스의 전시장 면적은 36,007㎡, 회의장 면적은 11,123㎡로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 전시장 면적의 1/5에도 채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통계결과의 진위여부를 따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통계산출을 위해 일관되게 적용 가능한 지표를 개발하고 여기에 적극적인 참여를 도모하기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과연 라스베가스는 UIA 또는 ICCA기준 통계 산출활동에 얼마나 비중을 두고, 이 작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을까? 통계수치 자체에 대한 맹신보다는 통계결과를 활용하는 주체의 데이터 해석에 대한 제한적 활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참고] 라스베가스컨벤션전담기구(LVCVA)의 자체수집 통계 사례

 

 5. 요약 및 시사점

지금까지 2011년 국제회의 개최현황에 관한 통계결과를 국제통계 산출기관인 UIA와 ICCA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비교·분석해 보았다. 주요 내용을 되짚어 보자면, 국제회의 분류체계 상으로 UIA는 국제회의 분류체계에 정부, 정부간기구, 비정부간기구(협회) 등의 기관이 주최하는 회의를 포함하고, 로컬-베이스 지부가 개최하는 회의, 일회성회의, 동일 지역에서 개최되는 회의 등을 포함한다. 반면, ICCA는 정부 및 정부간기관이 주최하는 회의는 배제하고, 비정부간기관(협회)이 주최하는 회의 중 3개국 이상을 순회하며,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회의만을 포함 대상으로 한다.

2011년도 세계 국제회의 개최건수는 2010년 대비 UIA기준 6.7%, ICCA기준 3.2% 감소하였으나, 최근 3년 기준으로는 UIA 4.1%, ICCA 5.6%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UIA기준 건수가 ICCA기준 건수보다는 많은 데 비해 경기침체 등 글로벌 환경변화에는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미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 5대 국가가 UIA와 ICCA기준 모두 상위 10안에 들어 전통적인 국제회의 개최강국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나, UIA기준에서는 싱가포르, 벨기에, 일본 등 범정부적 차원에서 국제회의 개최에 대한 지원을 두고 있는 국가들이 활약을 보인 데 반해, ICCA기준에서는 브라질, 중국 등 신흥국, 즉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순회성 회의를 유치하는데 새로운 매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다소 유리한 위치에 있는 국가들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대조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

도시별 결과로는 UIA기준으로 싱가포르가 919건, 개최비중 8.9%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차지하고 그 뒤로 브뤼셀, 파리, 비엔나 그리고 서울이 뒤따랐다. ICCA기준에서는 비엔나가181건, 개최비중 1.8%로 1위를 차지하였으며, 파리, 바르셀로나, 베를린이, 싱가포르가 이어지는 등 싱가포르와 브뤼셀 등의 국제회의 개최역량이 돋보인 반면, 회의를 유치하는 역량을 상대적으로 미흡한 결과를 드러내었다.

결과만을 비교해보면, UIA기준 도시들은 1위를 비롯하여 상위 5개국의 시장점유율이 21.8%지만, ICCA기준 상위 5개국의 시장점유율은 7.8%에 불과하다. UIA기준의 국제회의는 국제기구 본부 및 지부, 정부 및 정부간기관이 주최하는 회의를 포함하기 때문에 이들이 많이 소재하고 있는 싱가포르, 브뤼셀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데에 상대적으로 우세한 조건에 있으며, ICCA기준의 국제회의는 일회성 회의를 배제하고 정기적으로 3개국 이상을 순회하여 개최되는 행사만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개최도시들 간 순위별 격차가 그리 크지 않고 개최비중 역시 다소 고른 분포를 보이는 특성이 있다.

아시아 내에서는 UIA와 ICCA 기준 모두 싱가포르, 일본, 한국, 호주, 중국 등 5개 국가의 활약이 두드러졌으며, 이 중 UIA에서는 회의 개최역량이 우수한 싱가포르, ICCA에서는 회의 유치 평가에 유리한 중국의 강세가 돋보였다. 도시별로는 UIA기준으로 싱가포르를 선두로 서울, 도쿄, 시드니 순으로 상위권에 랭크되었으며, ICCA기준으로는 역시 싱가포르를 1위로 베이징, 서울, 타이페이가 상위권에 올랐다. ICCA기준에서는 중국 내륙도시인 베이징, 상하이를 비롯하여 중국계 도시인 대만, 홍콩 등도 10위 권 내에 오르는 등 순회성 회의의 유치역량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편, 한국은 세계 국제회의 시장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UIA(31.4%)와 ICCA(17.6%) 기준에서 모두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1년에도 UIA기준에서 469건(4.6%)으로 ICCA기준 207건(2.1%)로 더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럽 주요국과 다르게 정치,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지 못한 측면이 있으나,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 및 육성정책을 통한 지속적 노력의 산실로 보여진다. UIA 기준에서 5위를 차지한 서울도 이 같은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부산, 제주 등 타 지역 도시들도 이와 동반하여 국제회의 도시로서 경쟁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MICE산업 성과지표 구축 필요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UIA와 ICCA이 발표하는 통계는 조사의 목적에서부터 데이터 수집기준, 조사대상의 개념 및 범주 등이 다르고, 이에 따른 조사결과도 상이하게 나타난다. 이 같은 결과는 중요한 시사점을 두고 있다. 통계라는 것이 정책 입안자에
영향을 주고, 정부 지출에 영향을 준다는 면에서 매우 중요한 도구이다. 그리고 국제통계라는 것은 다른 국가들과의 비교분석에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며, 국제적으로 통용가능한 객관적 인덱스나 표준지표를 통해 수집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UIA와 ICCA가 제시하고 있는 통계 기준과 결과가 다르지만 어느 쪽이 옳고, 어느 쪽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들이 독자적으로 완벽성을 갖추었다고 해도, 애초에 모든 변수를 반영하여 도출한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일반화된 도구로 활용하기에는 한계점을 갖는다. 따라서 두 가지 통계결과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 내용에 대한 비판적 해석과 적용에 대한 제한적 체계가 필요하다. 즉, 통계를 활용하는 주체는 데이터 수집 목적과 범주, 이해 관계적 요인에 따라 그 결과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논리와 센스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 UIA기준 결과에서 유리한 입지에 있다. 도시별로는 서울과 부산이 그렇고, 제주는 ICCA기준에서 유리하다. UIA기준에서 우수한 성과는 국제회의를 개최하고 필요시 새로운 회의수료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ICCA기준의 성과는 세계시장에서 다른 국가 및 도시들과의 유치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역량 및 요인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어느 쪽 하나를 등한시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두 개 기관의 발표 내용은 서로 간 대체제로서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보다 궁극적으로는 국제회의 관련 산업의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 같은 통계발표 내용을 활용하고 있지만, 지표로서 실제적인 측면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지는 다시 생각해 보아야할 문제다. 단순히 정량적 지표에 의존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쌓을 수는 있지만, 이것은 일시적일 수 있다. 한국이 세계 6위, 아시아 3위를 기록한 시점에서 싱가포르와 미국을 제치고 1위나 2위를 달성 목표로 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현실적이며 지속 가능할까? 이제 우리는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이 지속될 수 있도록 소프트인프라와 시설인프라 등 공급 측면에서부터 튼실한 기반을 구축하는 데 주안을 둘 필요가 있으며, 이 같은 노력을 통해 통계수치 달성이라는 목표는 자연스럽고 지속가능하게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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