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Vol. 53전략

국제회의복합지구도 ‘큰 그림’이 필요하다

글로벌 국제회의 복합지구 운영 사례 분석
By 2023/09/11No Comments
로그인을 해주세요.

편리한 방문 경험은 MICE 개최지의 경쟁력이 된다. 게다가 외부로의 방문객 유출을 막을 수 있어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배가할 수 있다. 인프라 집적화가 강조되는 이유다. 방문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와 시설을 한데 모으고, 고객 여정에 따라 시설과 서비스들이 서로 연계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것. 이를 통해 지역 MICE산업의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국제회의복합지구의 본질적 지향점이다.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에 관한 이슈는 매년 전국적 화제가 된다. 지정에 따른 제도적 혜택을 향후 발전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총 7개 도시가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지정된 상태다. 해외에도 국제회의복합지구와 유사한 개념의 시스템이 있다. 해외 MICE 도시들이 표방하는 ‘컨벤션 디스트릭트(District)’는 일종의 콤플렉스(Complex)로서 단순
지정에 그치지 않고, 더 큰 범주에서 도시개발계획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댈러스의 컨벤션 지구 조성사업이 북미지역 MICE산업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해당 사업의 추진체계와 세부 개발계획을 살펴보면서 국제회의복합지구에 대한 댈러스의 관점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Contents

1. 국제회의복합지구란?
2. 해외 국제회의복합지구 사례 분석: 미국 댈러스
3. 종합 시사점

지역 MICE산업 역량을 집적화하여 도시 경쟁력 키운다
국제회의복합지구’에 대한 법적 정의는 ‘국제회의시설 및 국제회의집적시설이 집적되어 있는 지역’이다. 즉, 컨벤션센터를 비롯하여 MICE 행사 개최에 요구되는 필수 인프라가 고루 갖춰진데다가 이 시설과 서비스들이 서로 인근에 위치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을 알리는 공고가 나오면 도시들은 분주해진다.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를 활용하여 복합지구로서의 위상을 알리고, 지정에 따른 향후 발전 가능성 등을 확보해 MICE 도시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함이다. 지난해 말까지 지정 완료된 도시는 총 7개로, 인천, 광주, 고양, 부산, 대구, 경주, 대전이다.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지정되면 국제회의시설과 집적시설은 여러 부담금에 대한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국제회의복합지구 활성화 사업 평가를 통해 관광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국제회의복합지구 활성화를 위한 기금은 지난해 5개소를 대상으로 20억 원이 지원되었으며, 올해 2개 도시가 추가 지정되어 정부 예산은 28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더해 지자체는 필요한 경우 국제회의복합지구를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하고 용적률 완화를 적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완화된 지정 요건…“현장의 소리 반영”
최근에는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 요건도 완화되었다. 복합지구 지정에는 외국인 참가자 수 현황이 평가지표에 포함되는데,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부터 약 3년간 전 세계적으로 해외 이동의 발길이 끊겨 불가항력적으로 기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이에, 정부는 지역과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여 ‘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 외국인 참가자수에 대한 기존 요건을(전년도 기준 5,000명 이상 참가 또는 직전 3년간 평균 5,000명 이상 참가) 실제 참가자수에 가중치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완화했다. 또한, 집적시설의 종류와 규모도 확대되었다. 국제회의 참가자 경험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시설들이 집적시설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 국제회의집적시설 대상 범위가 숙박시설(100실 이상의 객실 보유)과 판매시설, 공연장(500석 이상의 객석 보유)으로 한정되어 있었던 반면, 최근 개정안을 통해 숙박시설의 경우 4~5성급 등급을 결정받은 호텔업의 경우 30실 이상을 보유한 호텔도 집적시설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고, 공연장의 객석 기준도 300석으로 완화되었다. 게다가 박물관, 미술관, 전문체육시설 등도 국제회의집적시설로서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다.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지정된 주요 도시,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2020년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선정된 대구는 지역의 5대 신성장 산업2)과 MICE산업을 연계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엑스코와 경북대학교, 대구유통단지를 잇는 102만㎡ 규모의 복합지구는 신산업 부문의 비즈니스와 학술·연구적 성과를 지원하는 생태계를 표방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하이브리드 수요에 대응하고자 첨단 미팅테크놀로지를 적용하는 등 스마트지구의 역량도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복합지구 활성화를 위하여 각 집적시설들은 상호 유기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역특화컨벤션 개발에 매우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부산 해운대 국제회의복합지구는 지난 3년간 사업 시행을 통해 벡스코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MICE 안내소를 설치하는 등 MICE산업 기반 강화에 주력했다. 또한, ‘해비뉴(Haevenue)’라는 자체 브랜드를 내걸고 매년 홍보주간 캠페인을 실시하며 지역 MICE 기반 시설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기초자치단체 중 최초로 2018년부터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선정되어 온 고양시는 최근 ‘고양시 MICE산업 중장기 육성계획 수립 연구’를 실시, 구체적 복합지구 활성화 방안 마련에 뛰어들었다. 킨텍스 및 인근 지역 200만㎡ 일대의 연계성 강화와 지역MICE산업 역량 강화를 위한 협업체계 구축, 집적시설을 활용한 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이 과업 내용에 포함되었다. 고양시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고양국제회의복합지구와 고양 관광특구, 유니크베뉴 등 우리 도시가 보유한 각종 시설 등과의 연계성을 강화한 MICE산업 육성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며 “MICE 방문객을 고양시 관광객으로 전환하여 지역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법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로 지정된 국제회의복합지구,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지난해 경주는 화백컨벤션센터와 보문관광단지 일대를 잇는 178만㎡를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지정받았다. 경주의 비즈니스 국제회의복합지구에는 3개의 호텔(힐튼경주, 코모도호텔경주, 라한셀렉트)과 1개의 공연장(재단법인문화엑스포), 박물관과 미술관 등이 국제회의집적시설로서 포함되었다. 경주가 선정된 이유로는 문화·관광자원 및 원자력·미래자동차 산업과의 연계성이 우수하다는 점과 컨벤션센터와 집적시설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국제회의 지원제도 설계와 실행계획이 우수하다는 점이 꼽혔다.
대전의 경우 ‘사이언스 국제회의복합지구’를 표방하며 총 8개 집적시설로 지난해 국제회의복합지구 반열에 들었다. 대전은 대전컨벤션센터를 아우르는 216만㎡ 일대를 국제회의복합지구로서 인정받았으며, 국제과학도시 브랜드와의 효과적 연계성, 우수한 교통접근성, 유관기관 협력방안의 우수성 등을 토대로 지정의 쾌거를 거둘 수 있었다.

미국 댈러스, 컨벤션센터 증축과 복합지구 조성 계획 동시 추진
북텍사스의 무역 요충지인 댈러스는 최근 지역의 컨벤션 특화 지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내 비즈니스 교류 및 MICE 행사 수요 증대는 기존 케이베일리허치슨컨벤션센터(Kay Bailey Hutchison Convention Center)의 증축에 관한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컨벤션센터 증축 공사의 규모는 도시 단위로 커지면서 센터 일대를 컨벤션 집적지구로서 개발한다는 큰 그림으로 확장되었다.
올해 초 댈러스시가 공개한 ‘케이베일리허치슨컨벤션센터 및 집적지구 조성 사업 계획안’에 따르면, 컨벤션 지구 조성 사업은 컨벤션시설 증축 공사와 더불어 교통 인프라 확충, 근린공원 개발 등을 포함하며 도시개발 차원의 대규모 사업으로 추진될 방침이다. 2021년도부터 시작된 본 사업은 2024년 착공을 시작하여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사업의 범위가 큰 만큼 상당수의 이해관계자와 주무부처가 본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댈러스시의 컨벤션·이벤트서비스부서는 물론, 경제부, 교통부, 항공부, 공공서비스부, 수자원관리부, 문화부, 마케팅부, 예술부, 위기관리부, 환경 및 지속가능성 관리전담부, 공원 및 오락부 등 29개 부서와 담당자가 컨벤션 지구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게다가 시장실은 물론, 이사회 및 댈러스 내 14개 지역구도 시의 역점 사업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아울러, 댈러스 도시 인프라를 관리하는 유관기관들도 실행주체로서 본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컨벤션 지구 개발사업이 사실상 도시 전체가 참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댈러스시는 크게 컨벤션 지구와 인근의 시더스 지구(Cedars district)와 중심업무지구(Downtown district)를 3대 비즈니스 이벤트 특구로 연결할 방침이다. 시더스 지구는 엔터테인먼트 특화 지구로서 현대적 갤러리와 라이브 음악 등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과 레스토랑, 바 등이 다수 운영되고 있는 관광명소다. 거기에 댈러스의대표적 관광명소 딥엘름(Deep Ellum)도 컨벤션 지구 인프라 중 하나로 포함될 예정이다. 즉, MICE 행사 또는 비즈니스 교류를 목적으로 댈러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컨벤션 지구와 중심업무지구에서 업무를 본 후, 관광객으로서 시더스 지구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댈러스시는 “컨벤션 지구 조성 사업의 핵심은 건강한 도시 환경을 도모하고 연결성을 강화하여 경제, 상업, 교통, 시민, 문화가 어우러지는 공공의 공간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컨벤션 지구 조성 사업에서 댈러스시가 거듭 강조하는 것은 ‘연결성’이다. 연결성을 강화하여 도시경험의 효율성과 유연성을 높여 미래 시장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것이 본 사업의 비전이다. 이에, 댈
러스시는 컨벤션센터 증축 및 집적시설 개발 계획에 더해 인프라의 유기적 연계를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교통망 개발사업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컨벤션센터 인근에 복합환승센터를 설치하고 컨벤
션 지구 일대를 연결하는 버스, 지하철 등의 교통수단을 분석하여 추가 연결이 필요한 지점을 파악하는 등 교통망 개선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컨벤션 지구 개발사업에 예정된 교통망 확충사업은 중심업무지구 일대를 가로지르는 지하철 노선과 컨벤션센터 인근의 차도, 컨벤션센터 후면의 고속철 노선 신설 등이다. 복합환승센터는 컨벤션센터와 직접 연결되어 방문객의 편리한 이동을 지원할 방침이다.

도보로 즐길 수 있는 편의시설(Amenity)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댈러스는 본 사업의 사전준비를 위해 미국 내 타 MICE 도시의 컨벤션 특구 조성 현황을 조사를 실시, 방
문객 경험을 이루는 인프라들이 도보 5분 이내 위치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이 조사한 필라델피아컨벤션센터, 오스틴컨벤센센터, 샌디에고컨벤션센터 모두 도보로 5분 이내에 80~90여 개의
식당과 10여 개의 소매상이 위치해 있다. 댈러스시는 “성공한 컨벤션 도시의 특징은 전시장 인근에 소매상점이 다수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댈러스도 도보는 물론, 다양한 교통수단을 활용하여
시더스 지구 및 중심업무지구에 MICE 참가자가 손쉽고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댈러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매시장의 트렌드(쾌락적이고 경험 중심의 소비 및 기술지원을 통한 간극 없는(Seamless) 경험 지향)가 컨벤션 지구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ICT 기술을 통해 컨벤션 프로그램과 각종 서비스 간의연결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각 상업 지구의 고유한 테마를 살려 MICE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 엔터테인먼트 경험에 강한 시더스 지구는 물론이고, 센터 증축과 함께 신규 건립될 아레나 야외 공원 등에서도 이미 다수의 문화예술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어 도시에 다채로운 볼거리가 가득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케이베일리허치슨컨벤션센터의 전시장 면적은 67,310㎡으로 6개의 홀로 구성되어 있다. 컨벤션홀은 6,070㎡ 규모로, 총 12개 홀까지 분할이 가능하다. 89개 회의시설의 총면적은 9,265㎡로 행사 규모에 따라 통합 사용도 가능하다. 향후 증축 공사가 이루어지면 전시장 면적은 74,322㎡로 확장되며, 컨벤션홀 면적은 배로 늘어나 15,793㎡가 된다. 회의실도 대거 확장된다. 기존 1만㎡에 미치지 못했던 총 제공면적이 24,154㎡까지 확충될 예정이다. 아울러, 케이터링 서비스를 위한 주방시설도 9,754㎡ 규모로 새롭게 갖추게 된다. 동시에 지속가능한 시설운영이 가능하도록 각종 친환경 설비와 하이브리드 시설도 대대적으로 투입될 방침이다.
숙박시설 확충도 예정되어 있다. 그동안 도보 거리에 옴니 호텔(Omni hotel)을 비롯하여 10개 호텔의 3,851개 객실이 위치해있었으나, 이 또한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중심업무지구의 1만 개 객실과 연계 운영을 도모하고자 하였으나, 도보 이동이 쉽지 않은 까닭에 사실상 이용률은 20%대에 그쳐 숙박시설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현재 댈러스는 센터 인근에 호텔 건립 대상지를 3개소로 지정하고 신규 호텔 건립을 예정하고 있다.

댈러스시는 컨벤션 지구를 ‘프로젝트 예산 조성 지역(project-financing zone)’으로 지정하고 텍사스주의 세금을 사업 추진을 위한 특별기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세금의 출처는 그간 컨벤션 지구 인근에서 걷어진 숙박세와 매출세, 식음료에 관한 세금 등이다. 보다 안정적 사업비 마련을 위하여 지난해 11월 댈러스는 호텔 숙박세의 2% 인상을 승인하기도 했다. 세금이 인상됨에 따라 댈러스를 방문하는 숙박시설 이용객들은 총 15% 상당의 숙박세(시 9%, 주 6%)를 납부하게 된다. 게다가 100개 이상의 객실을 갖춘 숙박시설을 이용할 경우, 도시마케팅과 관광 환경 개선 기금 확보를 목적으로 세금 2%를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세금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댈러스는 컨벤션 지구 개발사업의 경제적 자립성에 대한 검토도 함께 진행중이다. 현재까지는 컨벤션 지구 내 일부 부지에 들어설 상업 시설에서 상당한 세수효과가 창출되어 2030년까지 이어질 컨벤션 지구 조성 사업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댈러스의 컨벤션 지구 개발 사업은 사실상 막대한 자본 투입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댈러스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사업”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컨벤션 지구 개발 사업을 통해 규모나 건수 차원에서 두 배 이상의 MICE 행사 유치 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사추진 과정에서만 해도 10만여 건의 건설 관련 일자리가 창출되며, 5,000여 건의 장기적 일자리창출 효과가 나타나게 되고, 컨벤션 지구 완공 이후에는 500억 달러(한화 약 35조 2,750억 원) 상당의 세수효과가 예측된 바 있다”고 밝혔다.

MICE 시설·서비스가 구슬이라면 교통은 실이다
MICE산업의 본질은 사람을 모으는 것이다. 이러한 모임은 이동과 식음, 소통, 네트워킹, 여가생활 등 참가자 개개인의 다양한 경험을 수반한다. 이 모든 경험이 경제활동으로 결부되기에 MICE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일컫는다. 그렇기에 MICE산업 육성에는 MICE를 아우르는 주변 사항들이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
이에 대표적 사항은 교통일 것이다. 교통의 편리성은 MICE 참가자들의 방문 만족도와 직결된 다. 타지의 교통 거점과 개최지를 잇는 대동맥뿐만 아니라, 지역 MICE 시설과 서비스를 서로 연결하는 교통수단도 함께 개발되어야 MICE산업의 고부가가치도 유의미해진다. 이동이 원활할수록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는 것 자명한 일이다. 교통의 의미를 마케팅 차원에서도 해석해볼 수 있다. 하버드대학교 교수이자 행동경제학의 대표적 석학인 리처드 세일러와 캐스 선스타인이 주장한 ‘넛지(Nudge)’ 이론으로 비추어 보면, 이동과 연결의 편리성은 MICE 참가자들의 소비 활동을 촉진하는 은밀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도시경제학에서는 도시의 기능을 이 같이 정의한다. “도시가 수행하는 중요한 경제적 기능의 하나는 다양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지점(공간적 개념)을 서로 연결하여 재화나 서비스의 교환을 촉진하는 데 있다.” MICE산업은 도시의 연결과 교환의 중추가 된다. 앞서 제시된 여러 이론과 개념들은 컨벤션센터 건립 또는 국제회의복합지구 개발이 ‘MICE산업 육성’이라는 제한적 명목에서 벗어나, 도시 전반의 성장사업으로 확장되어야 하는 것을 시사한다. 결국, 구슬도 꿰어야 진가를 발휘한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실효성 있는 고민도 필요하다
개발사업에 관한 의사결정이 쉽지 않은 이유에는 지속가능성이 있다. 비용과 편익의 균형을 여러 측면(경제, 사회, 문화, 환경 등)에서 맞춰야 하다 보니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경제적 지속가능성은 늘 지적받는 항목이다. 컨벤션센터 또는 국제회의복합지구가 자생력을 충분히 가지고 출발하면 더할 나위 없겠으나, 첫 시작부터 모든 것을 갖추고 도약하기는 쉽지 않다. 핵심 뼈대를 먼저 세우고, 이후 상황과 환경에 맞추어 지역만의 경쟁력을 확보해나가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중장기적 투자와 관심을 요구한다. 육성기간이 길어질수록 검토와 평가기준도 치밀해진다. 시간이 갈수록 요구되는 자생력의 수준은 높아지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종국에는 비용 지출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편익을 넘어서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해 악순환이 거듭되기도 한다. 경제성을 따지기 이전에 실질적 성과가 나올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관심과 유효한 지원이 있었는지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투자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기와 방향이다. 시의적절한 시점에 이루어진 적절한 투자는 유의미한 결과를 보장한다. 물론, 투자대비 성과에 대한 명확하고 확실한 결과도 예측 가능해야 하겠다. 댈러스는 균형 있는 투자가 이루어진 사례로 볼 수 있다. 시민과 MICE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도시 차원의 파격적 개발사업 추진으로 투자에 대한 위험성과 불확실성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여러 이해관계자의 종합적 접근으로 개발사업의 명분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MICE 인프라 개발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과 전향적 방향 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복사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