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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6오피니언지속가능성트렌드

MICE 산업의 새로운 가치, 레거시!

By 2021/10/0812월 24th, 2021No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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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는 MICE산업의 많은 부문들에 대한 변화와 혁신을 강제하고, 가속화해 왔다. MICE 업계는 이러한 도전에 맞서 쉽지 않지만 분투해 왔다. 이제 우리 MICE산업은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코앞으로 다가온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가치와 지향점을 정리하고,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시점인 듯하다. 이러한 시기에 MICE산업의 새로운 가치를 고민하고, 새로운 가치를 적용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은 어쩌면 필수 과정일지도 모른다.

 


대구는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최초로 경험한 도시이다. 한동안 MICE 개최는 물론, 몇 명의 대면회의도 어려운 상황이 수개월간 지속되면서 방문자 경제의 핵심인 MICE산업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도시의 방문자(Visitors)는 크게 레저(Leisure)를 위한 관광 목적, MICE 등 일(Business)을 위한 목적으로 크게 나누곤 한다. 이러한 방문자 경제의 양축으로 여겨져 왔던 MICE가 줄줄이 취소 및 연기되고, 방문자가 뚝 끊기게 되니 MICE 관련 기업들의 생존 자체가 위태해지고, 심지어 MICE산업 무용론까지 대두되었다. 과연 팬데믹이 생길 때마다, 혹은 여러 천재지변으로 방문자수가 축소될 때마다 MICE산업은 이렇듯 큰 충격을 감내해야만 하는 운명일까.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MICE산업의 진정한 가치는 방문자들에 의한 경제가치 외에는 없는 것일까에 대해 고민과 대책이 시급했다. 코로나 사태와는 상관없이 국내 몇몇 도시에서도 ‘회의 산업에 대한 진정한 가치’에 대한 고민은 있어 왔다. 대구도 수년 전부터 MICE산업의 새로운 가치를 통한 위상 강화에 우선순위를 두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대구의 여러 특성도 반영되어 있다. 우선, 대구는 아쉽지만 글로벌 도시브랜드가 낮은 편이고, 국내에서도 대구를 국제회의 최적지로 흔쾌히 인정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불리한 조건들이 국제회의 유치와 밀착 개최지원을 컨벤션뷰로의 핵심 기능으로 만들었고, 직원들의 역량을 단련했다. 대구에서 개최된 중요한 국제회의들 거의 모두가 뷰로가 직접 발굴하고, 주최자들을 설득하고, 국내ㆍ외 도시들과 치열한 경쟁을 거친 스토리로 가득 찬 행사들이다. 2004 세계솔라시티총회, 2013 세계에너지총회, 2015 세계물포럼, 2019 세계뇌신경과학 컨퍼런스, 2022 세계가스총회, 2024 세계생체재료컨퍼런스 등이다. 이렇듯 임직원들의 열정을 통해 주도적으로 유치한 행사들은 5+1 산업이라는 대구의 산업적 강점과 관련된 행사들이 대부분인데, 그 이유는 유치 확률을 높이기 위해 대구의 강점 산업 혹은 미래 동력 산업에 기반 한 MICE를 유치 단계에서 주로 발굴했기 때문이다. 대구가 ‘산업 발전의 촉매제’라는 MICE의 가치에 집중하게 된 이유이다. 2020년 ICCA 총회 기조연설에서 게이닝엣지의 CEO, 게리 그리머는 대구에서 개최된 세계 물 포럼을 회의의 진정한 가치를 거둔 성공 사례로 소개했다. 물포럼의 개최로 환경부의 2,409억원 투자유치의 직접적 계기를 마련했고, 이를 통해 국가 물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면서 한국물기술인증원 유치 등을 통한 명실상부한 물 산업의 선도 도시가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MICE 개최의 핵심 가치로 주목하고 소개한 것이다. 세계적으로는 이러한 MICE 개최를 통한 긍정적이고 중ㆍ장기적 혜택을 레거시(Legacy)라는 용어로 널리 활용하고, 이론적 근거를 정립해 온지도 꽤 오래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레거시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최근이다.

 


2010년 3월, 비즈니스이벤트시드니(BE Sydney)와 시드니기술대학(UTS)은 연구보고서, ‘비즈니스 이벤트의 기초연구 : 관광의 혜택을 넘어(A Scoping Study of Business Events : Beyond Tourism Benefits)’를 발간했다. MICE산업의 관광 측면을 넘어선 지역사회에 대한 파급효과를 실제 사례와 자료 조사를 통해 보여주고, 향후 정량적 효과 측정 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자 하는 선진적인 시도였다. 국제에이즈컨퍼런스(140개국 6,000명), 국제노동·사회보장법콩그레스(60개국 400명), 국제교정치과콩그레스(93개국 4,087명) 등 2007년에서 2010년 시드니에서 개최된 주요 5개 행사를 대상으로 하여 이러한 혜택의 사례들을 조사하였고, 이러한 과정에서 도출된 행사별 결과물(Outcomes)1)을 아래와 같이 분류 및 체계화하였다. 이를 필두로 호주에서는 연작으로 ‘컨퍼런스 : 경제 부흥의 촉진제(Conferences : The Catalyst for Thriving Economies, 2017), ‘컨퍼런스의 중요성(The power of conferences, 2017)’ 등과 같은 다수의 논문과 책자 등을 통해 레거시 이론을 심화하고 선도하고 있으며, ICCA, JMIC 등의 관련 국제기구에서도 호주의 이러한 노력을 전 세계 MICE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JMIC2)는 호주에서 시작된 이러한 노력들을 “빙산 이론, 비즈니스 이벤트의 유산(The Iceberg, the legacies of Business Events)”라는 용어로 보다 체계화 하여 수년 동안 공식적으로 사용해 오고 있으며, 2017년 1월 27일에 “비즈니스이벤트 세계(Business Events World)”라는 뉴스레터 발간을 필두로 거의 매월 전 세계의 레거시 사례 등을 90회 이상 소개해 왔다. 빙산 이론이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겠지만, 숙박, 식음, 쇼핑 및 관광 등으로 인한 직접적인 소비효과는 비즈니스 이벤트 개최로 인한 다양한 파급효과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이를 넘어선 다양하고도 훨씬 더 파급효과가 큰 중장기적인 혜택, 즉, 레거시라는 것이다. 코펜하겐 컨벤션뷰로는 레거시를 ‘협ㆍ단체와 회원들, 개최지와 사회 전반에 대해 국제회의 개최를 통해 남기게 되는 긍정적이고 중장기적인 기여’로 정의한다.

JMIC는 레거시를 지식 경제(Knowledge Economy), 산업 혁신(Industry Innovation) 및 지역사회의 복지(Community Wellbeing)라는 유형으로 체계화하여 제시하였다. 이러한 레거시들 중 ‘지식 경제’라 함은 회의 참가자간 지식과 기술 및 협업을 통한 지식 산업의 발전을 의미하는데, 전문 분야별 경력 개발, 지식과 기술의 발전, 네트워크와 협업 형성, 평판과 지명도 제고, 소속감과 열정의 생성 등이 그러한 사례이다. 예를 들어, 회의에 참가한 지역 연구원들과 기업들이 평판과 지명도 제고와 같은 혜택을 누리게 되며, 이러한 결과물들을 통해 회의 개최지가 산업과 연구 발전의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도록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된다. ‘산업 혁신’이라 함은 주력 산업 분야별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창업 투자나 외자 등 재정적 투자, 관련 분야 혁신 정책 수립, 평가 및 조정 등을 통해 컨퍼런스 개최가 기여할 수 있는 혜택을 일컫는다. 이러한 ‘지식 경제’ 활성화와 ‘혁신적 산업 발전’을 통해 ‘지역 사회의 복지’에도 궁극적으로 기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레거시들은 참가자들의 직접 소비효과와 관광 효과 측면을 넘어서는 ‘진정한 회의 산업의 가치’이며, JMIC는 회의 산업의 리더들을 “여행 에이전트(travel agents)”가 아니라 “사회 변화 에이전트(change agent)”라고 지칭한다(The iceberg, 2019).
대구는 2003년 컨벤션뷰로의 설립 이래, 길게는 17년, 짧게는 2, 3년 전에 개최한 대표적인 국제회의 6건을 1단계로 선정하고, 주요 주최자들의 심층 인터뷰와 관련 각종 자료 조사를 병행하여 ‘비즈니스 이벤트 레거시 백서3)’를 발간하였다. 이러한 시도들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회의 개최를 통한 레거시 축적의 성공 사례들이 쌓이게 되면 분명 우리나라 MICE산업의 위상 강화 및 주최자와 개최지의 긴밀한 협력을 위한 설득 논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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