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의 ‘요즘 애들’은 ‘MZ세대’라는 이름으로 제법주목받고 있다. 오늘날 MZ세대는 산업·경제를 견인하는 한 축으로 성장했다. 소비시장은 물론 고용시장까지 새로운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덕분에 세상은 ‘90년대생이 온다’며 들썩였다. 지난해 MZ세대는 세계 인구의 33%를 차지했다. 20년 뒤에는 인구의 절반을 차기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MZ세대가 유독 관심을 받는 이유는 미래 핵심 인력이라는 점도 있지만, 기존 세대들과 큰 특징적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디지털 친화적이며 변화에 유연하고, 개인의 행복을 중요시 한다. 기업들은 미래 주역인 MZ세대들을 사로잡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많은 기업들이 MZ세대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인 사람인의 ‘MZ세대 직원 동기부여 현황 조사’에서도 응답자 85.1%가 ‘MZ세대 직원을 동기부여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최근 미국의 고용시장은 역사상 최초로 5세대1)(Z세대, 밀레니얼 세대, X세대, 베이비붐 세대, 침묵세대)가 함께 일하고 있는 상황을 집중 조명했다. 이렇듯 여러 세대가 모인 오늘날의 직장이 마냥 평화로울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식기반의 서비스업으로써 인적자원이 매우 중요한 MICE산업은 기존 세대와 MZ세대 간의 화합과 양질의 MZ세대 인재 양성을 위한 고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해외 고용시장 현황…관광업계 떠나는 젊은 세대
젊은 세대의 이직률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금융 서비스사인 뱅크레이트(Bankrate)가 올해 8월에 실시한 ‘구직자 조사(Job Seeker Survey)’에 따르면,미국 성인의 약 55%가 이직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직 계획자 대부분은 젊은 세대나 저임금 노동자였다. 특히 Z세대(77%)와 밀레니얼 세대(63%)의 이직 계획률이 베이비붐 세대(33%)보다 약 2배 더 높았다. 그 이유를 단순히 커리어 개발 측면으로만 보기에는 수치적 차이가 크다. 미국 노동시장의 36%를 차지하는 35세 이하의 젊은 인력들의 신규 실업률이 49%에 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관광산업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컨설팅 전문회사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Company)가 공개한 ‘미국 고용시장 현황조사(COVID19 and Jobs: Monitoring the US impact on People and Place)’에 따르면 오늘날 환대산업 분야의 실업률은 전례 없는 수치를 기록했다. 관광산업은 미국의 전체 총 고용시장에서 단 10%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실업률은 60%까지 치솟았다. 사회적 거리두기(physical distancing)가 시작되자 이직이나 정리해고 사례가 급증한 ‘취약한 직종(vulnerable job)’으로 뽑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관광산업의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기존 인력이 다른 산업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시장이 회복되더라도 지금의 인력유출로 인해 충분한 동력을 얻지 못할까봐 우려스럽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위드코로나가 시작되더라도 일할 사람이 없어서 실질적 회복이 더딜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례로 글로벌 호텔 브랜드 메리어트(Marriott)의 최고경영자 토니 카푸아노(Tony Capuano)는 야후 파이낸스 라이브(Yahoo Finance Live)와의 인터뷰에서 “심지어 코로나19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관광 수요가 높은 여행지에서도 인력난을 겪고 있다”며 구인난을 호소했다. 관광업계는 코로나19 이외로 또 다른 무언가와 전쟁을 하고 있는 듯하다. 미래 인력 문제를 다루는 아스펜 비영리 연구소(Aspen Institute)2)의 셸리 스튜어드(Shelly Steward) 이사는 “구인 공고 중 대부분이 불안정한 고용환경과 저임금, 워라밸이 지켜지지 않는 일자리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그런 직업은 어떤 구직자도 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내 관광·MICE 분야 고용 현황…“MICE 서포터즈 지원자도 감소세”
한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국내 MICE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전문 인력의 유치 및 확보가 중요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업계가 얼어붙으며 많은 인력들이 고용불안을 경험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용노동부에서 지난 4월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업종 대비 여행·숙박·오락 서비스의 사업체 인원 현황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전체 총 부족인원 증감률이 -1.4%인 것에 비해, 여행·숙박·오락 서비스의 부족 인원 증감률은 -93.7%에 달했다. 구조조정의 폭도 컸지만 이를 채울 신규 인력도 유입되지 않고 있는 탓이다. 관광·레저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는 2021년 2/4분기 이슈리포트에서 “관광레저산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MICE 서포터즈를 모집하였으나, 모집인원 대비 지원자가 떨어져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며 “신규채용 부분도 지원율이 떨어지는 추세”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