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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5기술오피니언전략행사

MICE 분야에서의 게이미피케이션 활용 전략

김상균 인지과학자, 강원대 교수
By 2021/05/0411월 17th, 2021No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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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목적을 위해 모인 조직이나 집단은 아이디어 구상과 의견 개진을 통해 그 목적과 성과를 달성하고자 한다. 이때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몰입은 성과도 및 개인의 만족도 수준에 크게 기여한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브랜드 경험이라는 즐거움의 완성 요소로 이어지는 효과도 있다. MICE 분야에서도 참가자의 참여와 몰입을 활용하여 행사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자 하며, 이를 가치의 영역에서 접근하며 전략적 도구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인지과학자 김상균 강원대 교수는 이론적, 주입식 형태의 몰입 유도 보다는 재미, 상호작용 형태로 천천히 자각하도록 유도하는 접근이 중요하며, 특히 미션이 부여된 게이미피케이션의 활용은 MICE 영역에서 핵심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적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번 호에서는 그의 관점을 통해 MICE 분야에서의 게이미피케이션 활용 전략에 대해 살펴본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은 게임의 재미, 몰입요소를 게임이 아닌 영역에 적용하는 방법을 뜻한다. 게임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절차, 전략, 기법 등을 게임이 아닌 영역에 적용하여 사용자의 동기부여 수준을 높이는 도구가 게이미피케이션이다. ‘Gamification’이란 단어는 게임으로 만든다는 의미의 동사인 ‘Gamify’의 명사형으로 이해하면 된다. 학습 과정에 게임의 요소를 적용하여 학습자의 동기수준을 강화하고, 기업의 마케팅에 게임적 경험을 부여해서 고객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개선하거나, 다양한 MICE 영역에서 참가자 몰입도를 향상하기 위해 점차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요컨대, 의미나 필요성을 중심으로 참가자에게 몰입을 유도하는 방법이 아니라, 재미를 느끼게 하여 참가자를 몰입하게 만들고, 그런 몰입을 통해 참가자 스스로 의미와 필요성을 천천히 깨닫게 유도하는 접근이다.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한 MICE 사례를 살펴보자. 게이미피케이션 이벤트는 운(luck), 단순 탐색, 지식, 전략 등의 요소를 활용해 설계된다. 앞쪽의 요소일수록 참가자의 개인적 특성과 무관하게 쉽게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반면에 참가자에게 게임적 재미를 깊고 다양하게 제공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반대로 뒤쪽의 요소일수록 참가자에게 깊고 다양한 재미를 줄 수 있으나, 자칫 지나치게 어려운 미션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이런 요소들이 혼합된 총 다섯 개의 사례를 간략히 살펴보자.

미국 오스틴에서 개최됐던 SXSW(South by Southwest) 행사에서 3M사는 방문객들로부터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집하기 위해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했다. 방문객은 3M의 건축용 조명, 필름, 접착제 등을 둘러보고, #3MIdeaExchange라는 태그를 넣어서 트위터에 3M에 도움이 될만한 아이디어를 제출했다. 아이디어가 제출되면 라운지에 설치된 풍선은 조금씩 부풀어 오르는데, 풍선을 터트리는 트윗을 올린 이에게 $500의 상금을 지급하는 이벤트였다. 특별한 게임적 조작, 전략이 없어도 운(luck)을 통해 부담 없이 참여하게 유도한 사례이다.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했던 패밀리 유니온 이벤트에서도 스캐빈저 헌팅(scavenger hunting) 게임을 진행했다. 이벤트 참가자들은 각자 보유한 명찰을 각 부스에 방문했을 때마다 부스 운영자가 가진 리드키(LeadKey)라는 디바이스를 통해 스캔해서 방문 기록을 남겼다. 주최 측에서는 스캔한 방문기록을 바탕으로 참가자들에게 경품을 제공했다. 비슷한 방식이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도 활용되었다. CES에서는 비콘을 활용하여 보물찾기 게임을 진행한 사례가 있다. 참가자가 CES 모바일 앱을 설치하고 전시장 곳곳을 방문하는데, 전시장에 설치된 비콘에 근접할 경우 자동으로 배지(badge, 게임에서 특정한 성취를 기록하는 징표로 쓰임)를 획득한다. 획득한 배지에 따라서 다양한 경품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참가를 유도했다. CES에서 사용된 게임 방식은 일종의 보물찾기 게임에 가깝다. 다양한 물건을 넓은 공간에 흩어놓아서 참가자들이 모든 공간을 최대한 구석구석 탐색하도록 유도하는 목적이다.

호주에서 익스페디아(Expedia)가 진행한 이벤트는 거대한 술래잡기 방식이었다. 나단 졸리페(Nathan Jolliffe)라는 인물이 총 15곳의 여행지를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위치를 추측할 수 있는 정보를 일반인들에게 공개했다. 이벤트에 참가한 이들은 졸리페가 올려주는 정보를 참고해서 그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추측해서 지도상에 태그하는 게임에 참여했다. 태그한 결과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공유하면 더 높은 크레딧을 받았으며, 태그한 위치가 얼마나 실제 위치와 가까운가를 레드 핫, 핫, 웜, 콜드와 같이 알려줬다. 여러 지역의 관광지를 게임의 배경으로 활용해서 참가자들이 실제 관광지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고, 그 결과를 지인들과 공유하게 유도한 것이다.

호주 멜버른에 있는 호텔 체인인 아트 시리즈 호텔(Art Series Hotels)은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해 호텔이라는 공간 내에서 투숙객들에게 놀라운 경험을 제공했다. 아트 시리즈 호텔 체인은 각 호텔별로 테마가 있으며, 유명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특징이 있다. 아트 시리즈 호텔 체인은 여름철이 비수기인데, 이런 비수기에 호텔 객실 1,000개를 판매하기 위해 그들은 자신의 호텔을 배경으로 매우 독특한 세계관을 제시했다. 1990년대부터 활동하고 있는 영국의 익명 미술가, 그래피티 아티스트(graffiti artist)인 뱅크시(Banksy)의 작품을 활용한 이벤트를 기획했다. 뱅크시의 작품은 사회와 정치를 풍자하는 주제를 담고 있으며, 여러 도시의 건물 외벽, 다리, 거리 등에 제작되었다. 호텔 측은 뱅크시의 작품 중 ‘No Ball Games’를 1만 5천 달러에 구매하여, 호텔 체인 중 한곳에 전시했다. 그리고는 고객들에게 그 그림을 훔쳐가라고 공지했다. 총, 칼로 위협하거나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금지했고, 나름대로의 전략을 고안해서 그림을 훔쳐 가면 손님의 소유가 되는 규칙이었다. 무려 1만 5천 달러의 그림을 공짜로 얻을 수 있는 대박의 기회였다. 단 한 가지 규칙이 더 있었는데, 도둑질을 하려면 아트시리즈 호텔에 숙박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런 이벤트를 대중에게 알리고, 그림에 관한 힌트도 제공했다. 이벤트 기간 동안 뱅크시의 작품은 아트 시리즈 호텔 체인을 오가며 전시되었고, 어느 체인의 어느 곳에 전시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 심지어 유명 연예인까지 그림을 훔쳐가려는 시도를 했으며, 호텔 측은 그런 시도가 담긴 CCTV영상을 고객 동의하에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그림을 훔치다가 붙잡힌 사람들 스스로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런 일들을 유쾌하게 퍼트리기 시작했다. 이 이벤트는 호주 언론을 비롯해서 CNN, LA타임즈 등의 다양한 외신에 보도되었다. 처음에 호텔 측은 8만 달러를 투자해서 1,000개의 객실을 판매하려고 이 일을 꾸몄는데, 결과적으로 전체 객실 1,500개가 다 판매되어, 투자금의 3배에 달하는 수익을 얻었다. 이 이벤트가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횟수는 무려 700만 회에 달했다.

 

메타버스는 각자가 자신의 아바타를 가지고 서로 소통하고 어울리는 디지털 세상을 의미한다(김상균, 2020). 이런 개념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2020년 코로나19로 대면 이벤트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MICE 분야에 활용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글로벌 MICE 인사이트 44호 ‘메타버스 시대의 미팅테크놀로지’에 소개되었던
내용과 중복되지 않는 것으로 네 개의 사례를 간략히 살펴본다. 2020년에 개최된 ‘8차 국제협회연합(UIA) 아시아ㆍ태평양 총회(UIA아태총회)’에서는 스탬프 투어 방식의 게이미피케이션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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