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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Column·Interview편집장 칼럼

패전국에서 유럽 1위 컨벤션 국가로 부상한 독일의 극적인 스토리

By 2016/12/283월 13th, 2020No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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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벤션산업의 로벌 경쟁이 심화하면서 기존의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미국과 유럽의 주요 국가와 도시들도 변 화하는 컨벤션산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혁신적 변화와 전략적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런던은 과감한 인프라 투자와 더불어 역사와 전통, 신산업과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혁신적 전략으로 세계 19위까지 떨어졌던 국제회의 개최순위가 최근 세계 5위까지 급상승하다. 뉴욕은 하이엔드 컨벤션시장에서의 우위를 바탕 으로 컨벤션산업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여가는 전략적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한편 아시아의 신흥 컨벤션 강국으 로 부상하고 있는 태국은 관광산업보다 마이스 산업 육성에 더욱 많은 투자와 정책적 노력을 집중하고 있고, 대만 은 최근 대대적인 인프라 확충과 프로모션으로 아시아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독일이 보여주는 있는 성과는 단연 독보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은 1970년대에 들 어서야 비로소 전문 회의시설을 건립할 만큼 유럽의 다른 국가에 비해 컨벤션산업의 출발이 늦었다. 특히, 세계 대전 패전으로 황폐해진 자국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 주로 제조업과 수출 중심의 산업 육성책을 펼쳤던 독일 은 전시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컨벤션산업의 위상이 낮았었지만, 지속적인 투자와 혁신적인 전략을 펼친 끝에 ICCA 기준 국제회의 개최건수 유럽 1위, 세계 2위(1위는 미국) 국가로 부상하다. 독일이 어떻게 패전국에서 유럽 1위 컨벤션 국가로 자 리 잡게 되었는지 그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살펴보자.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이었던 독일은 유럽의 다른 국가에 비해 한참 늦은 1970년대에 함부르크 콩그레스센터(1973년)와 베를린 국제콩 그레스센터(1979년) 등 2개의 전문회의시설을 건립하면서 비로소 컨벤션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다. 1963년부터 1969년까 지 221건의 컨퍼런스를 개최했던 독일은 이후, 전문 컨벤션센터의 건립과 과학분야 컨퍼런스 개최에 집중하는 등의 노력으로 1970년부터 1979년까지는 640건, 1980년부터 1989년까지 1,288건의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등 국제회의 개최건수가 크게 증가하였다.

1990년 10월 서독과 동독으로 갈라져있던 독일이 통일되고, 1991년 12월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소련)의 해체선언 등으로 세계대전 이후 긴장이 감돌던 유럽 대륙의 냉전이 종식되면서, 동유럽과 서유럽을 잇는 독일의 지정학적 위치는 컨벤션 산업에 기회로 작용하다. 냉전 종결로 유럽 국가들이 경제와 안보 협력을 위한 국제회의를 다수 개최하게 되었고, 독일은 수년 간 다져놓은 컨벤션 인프라를 적극 활 용하여, 1990년부터 1999년까지 1,992건의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등 컨벤션 주요국 대열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독일의 컨벤션 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한 것은 2001년 9.11테러가 일어난 직후부터다. 9.11테러 직후 미국은 ‘국가위기사 태’라는 명목아래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법을 제정하고, 외국인 역시 까다로운 입국절차와 엄격한 보안검색으로 이전처럼 자유롭게 미 국을 왕래하기가 어려워졌다. 이와 반대로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다. 미국에 집중된 컨벤션 행사들이 유럽에서 분산 개최되었고, 다양한 회의와 컨퍼런스 등을 개최하면서 북미 컨벤션산업을 따라잡을 수 있게 되었다. 독일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다양 한 회의와 컨퍼런스를 유치하면서 빠르게 산업을 성장시켰는데, 특히 회의 전문가들에게 일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수십여 년 간 쌓 아온 노하우를 살려 컨벤션 산업을 정보와 지식을 교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또한, 독일컨벤션뷰로(GCB)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수출대국인 독일의 경제적 전문성과 과학분야 첨단 기술력을 활용하여 컨벤션 유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수립하다. 주요 전략산업은 교통 및 물류산업, 의료 및 보건산업, 화학 및 제약 산업, 에너지 및 환경산업, 기 술 및 혁신산업, 금융서비스산업 등으로 나눴으며 주변 컨벤션 국가와의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이후 독일의 주요 전문 산업 분야는 국제회 의를 유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으며 독일은 컨벤션 산업의 입지를 강화하였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독일은 최근 10년간 국제회의 개최건수(ICCA 기준) 유럽 1위, 세계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2000년대에만 총 5,557건의 국제회의를 개최하는데, 이는 221건을 개최했던 1960년대와 비교하면 지난 40여 년간 25배나 증가한 것이다. 한편, 독일 컨벤션뷰로에 따르면 매년 약 270만 건의 회의와 컨벤션이 독일에서 개최되고, 3억3천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데, 이 중 25%는 유럽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대전의 패전국이었던 독일은 회생가능성이 희박해 보지만, 현재는 세계적인 경제대국이자 컨벤션산업 강국으로 많은 국가들의 롤 모 델이 되었다. 이미 세계가 부러워하는 충분한 인프라와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현재에 만족하기보다 미래를 준비해나가고 있다. 앞서 설명한바와 같이 독일 컨벤션뷰로는 메가트렌드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컨 벤션산업에 대한 이러한 관심과 노력, 투자는 독일 컨벤션산업의 미래가 여전히 밝고 긍정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창현 박사/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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